
요양원에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질에서 변이 나온단다. 이게 말이 되나? 자기도 이상해서 냄새도 확인했는데 변이 맞단다. 근데 이게 응급실에 갈 응급상황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어머님 면역기능이 많이 떨어져서 오염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다시 강조를 한다. 일단 병원에 전화로 확인해 보겠다고 하고 여기저기 병원에 전화를 돌리니 산부인과를 가라고 알려준다. 근데 어머니는 배드로 이동을 해야 해서 배드 동선이 안 나오는 산부인과는 갈 수가 없다. 일단 서울대학병원응급실로 사설구급차를 불러 이동을 했다. 역시나 안 받아준다. 부랴부랴 근처 산부인과 3곳에 연락을 했지만 다 받을 수가 없단다. 결국 간 곳이 ‘삼육서울병원’ 응급실 코로나 검사를 마치고 응급실로 이동해서 와이프가 며칠 간병을 맞기로 하고 다음날 입원실에 들어가 진료를 받고 검사를 했더니 질과 대장 벽이 허물어졌단다. 이것도 방사선치료 후유증이라고 한다. 일전에 하혈소동이 혈변으로 판정 난 것도 이래 서였나 보다. 담당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은 장루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장에 호수를 연결해서 밖으로 뺀, 똥주머니를 차셔야 한다는 거다. 하늘이 무너졌다. 내 안색을 보시곤 일단 수술실에 들어가서 무너진 장막과 질 복원을 해볼 텐데 안되면 장루수술로 마무리하겠다고 하신다. 결국 수술을 진행했고 장루수술을 하고 나오셨다. 요양원에 장루 말씀을 드렸더니 요양원에서 해본 적이 없다고 잘 배워와서 알려달라고 하셔서 1시간 동안 열심히 배워서 요양원에 알려드렸다.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하셔서 방에 따로 벽걸이 인터넷 TV를 설치해 드렸다. 식사하실 때 때면 방에만 계시니 TV라도 편히 보시라고 놔드렸는데 맨날 홈쇼핑에 나오는 건강식품, 뇌졸중에 좋은 침향환, 장어즙, 오메가 3 등등 와이프만 보면 이거 사 와라, 저거 사 와라. 평생 어머니 옷 한 벌 안사준 양반이 4계절 옷장에 꽉 차있는 옷도 모자라 매 계절마다 옥사 나르던 양반이다. 자기 치장 자기 몸은 지극히 챙기던 양반이 2번째 쓰러지고 차라기 죽고 싶다고 면도칼로 남들 다 보이는 곳에서 퍼포먼스 할 때도 죽겠다고 영양제 한통을 다 먹고 누워있을 때도 아무도 긴장이란 걸 안 했다. 죽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몸에 좋다는 영양제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 참 보기 딱하다. 남이 어떻건 신경 안 쓰고 오직 자신밖에 모른다. 그러니 주위에 사람이 없고 그 많은 형제들 조차 큰형으로 인정도 안 하고 불쌍하다. 형제들에게 형노릇도 못 받고 참… 어릴 때도 그랬다.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서 푸는 스타일이었다. 내 아버지는. 술만 마시면 어머니 때리고 집안 물건 다 집어던지던 그런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이제 치매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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