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진단을 받은 후로 아버지는 기운이 많이 없어 보였다. 식사도 거르실 때가 많고 과일주스를 입에 달고 담배는 일부러 많이 안 드리고 있다. 아버지 책상 위에는 마시다 말고 새로 딴 과일주스가 한가득이고 기저귀는 여전히 있는 대로 갈아입고 2-3장씩 착용하고 바지 위에 또 착용하고 기저귀에 집착이 엄청 심하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시설로 보낼 계획을 물어봤으나 아직 생각이 없고 일단 서류작성까지만 한 거라 얘기한 상태다. 어머니와 같은 요양원에 모시고 싶지만 남자 자리가 아직 없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여전히 전쟁이고 실수하신 대변을 치울 때면 미칠 것 같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나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시설로 가셔야 우리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쉽게 보내고 싶지만도 않다.
아버지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욕이 늘었고 자기 하고 싶은데로 안되면 화내기 일쑤다. 기저귀는 하루 저녁에 4-5 봉지를 쓰신다. 한 봉지에 10장이 들어있으니 50장 가까이 하루 저녁에 사용하시는 거다. 하루는 진지하게 앉아서 물어본 적이 있다. 왜 이렇게 기저귀를 많이 쓰시는지. 왜 3장씩 착용하시는지. 인지를 못하시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더워서 갈아입는다고 얘기를 하시는데 말이 안 맞다. 더운데 3장씩 입을 이유가 없고 안에 입었던 것만 버리고 겉에 입은 건 다시 착용하면 되는데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매일 나오는 기저귀에 화만 날뿐이다. 서울대병원 내과 진료가 있어서 요양원 갈 서류까지 다 준비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가 갑자기 요양원 가기 싫다고, 안 가신다고 하신다. 가시 싫어하시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평생 자기만 알고 남은 신경도 안 쓰시던 아버지다. 어머니는 거적때기 입고 생활하실 때 그 시절에 버버리 레인코트를 소장하실 정도로 멋쟁이였다. 안방 붙박이장에 모든 칸에 아버지 사계절 옷들이 한가득이다. 근데 어머니 아프셔서 집 전체에 소변을 뿌리고 다니실 때 그렇게 욕하시고 싫어하셨다. 그걸 보시며 하신 말씀이 당신은 니들에게 피해 안 주고 아프면 혼자 산에 올라가서 몰래 돌아가신다고 하셨던 아버지다. 근데 지금은 아버지가 어머니 보다 더 피해가 심하다. 식탁에 앉아 대변을 보시기도 하고 방문요양보호사가 몇 번을 바뀌었는지 모른다. 괴팍하고 모든 말이 명령조로 얘기를 하는데 자식도 화가 나는데 남인 보호사님들은 얼마나 화를 참으셨을지. 결국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지는 상관 안 하고 자기만 생각하시고 요양원을 안 간다고 버티고 계신다. 아버지 요양원 가실 날만 기다리며 지금까지 버티고 버텼는데 아버지 입에서 그 말씀이 나오니 할 말도 없어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버지 의사는 무시한 체 요양원들을 알아봤다. 어머니가 계시는 요양원에는 자리가 없어서 근처로 알아봤었는데 자리가 없다. 그러다 남양주 쪽에 한강뷰가 좋은 요양원을 소개받았다. 아버지께 구경이나 가보자고 말씀을 드렸더니 관심도 없으시다. 어쩔 수 없이 와이프랑 둘이 드라이브할 겸 가보았다. 한강변에 위치하고 있어서 뷰는 말할 것도 없고 시설이 아파트 한동을 요양원으로 개조해서 운영 중이라 시설도 가본 요양원 중 최고였다.
보호사님이 다시 한번 말씀드려 주시기로 하셨다. 어떻게든 모시고 가서 보여드려야 하는데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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