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간병 3(갈등)

사밀달 2023. 7. 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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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몇 달이 흐른 11월 아침에 화장실에 쓰러져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119에 전화를 했다. 다시 서울대학병원응급실로 도착해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고 이번에는 왼쪽 마비증상으로 입원을 했다. 결국 왼편 마비로 퇴원을 하셨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는 상태까지 온 것이다. 식사부터 기저귀, 샤워까지 모두 내가 도와야 했고 아버지 자존심을 지켜드리려 노력을 했다.

어머니가 위급하다고 요양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열이 안 내려간다고 항생제처방을 했는데 혈압이 떨어지고 열이 난다고, 패혈증으로 요양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고 나보고 결정을 하라고 한다. 긴급으로 이송을 할 건지 요양병원에서 지켜볼 건지. 그때 나는 이 요양병원이 미친 줄 알았다. 자기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고 얘기하면서 나보고 결정을 하라니, 이게 말인지 방귀 인지. 나중에 알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하튼 어머니를 강동경의대응급실로 이송해야 하는데 사설구급대원이 지금 가도 응급실로 진입을 못한다는 거다. 열이 나서 병원응급실에서 받질 않는다고. 그렇다 코로나. 일단 병원응급실에 전화를 100 통해도 연결이 되질 않는다. 사설구급대원이 일단 밀고 들어가 보잔다. 응급이니 지들이 어쩔 거냐며. 그렇게 강동경의대응급실 입구에 도착을 했지만 들어갈 수가 없다. 증상설명을 하고 밖에서 1시간 남짓 대기를 한 후 겨우 진입해 코로나 검사를 마친 후 의사들이 오는데 검사결과를 보던 의사가 연명치료를 하실 건지 물어본다. 이런 질문이 듣기 정말 거북했지만 바로 한다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되물었다 그런 질문을 왜 하시는지, 그랬더니 나이도 연로하시고 패혈증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하신다. 그때 알았다 어머니가 심각하다는 걸. 와이프와 병원 응급실에서 밤을 새우고 동틀 무렵 중환자실로 올라가신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로 어머니는 패혈증으로 2번을 더 응급실행을 가시게 된다. 아버지는 점점 적응을 해가고 계신다. 그 와중에 어머니 소식은 간간히 말씀드리긴 했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하셨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였다. 목구먹 깊숙이에서부터 욕지거리가 올라오는 걸 꾸역꾸역 참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어린 나이에 자기한테 시집와 평생고생만 한 여자를 다 늙어서 병들어서 돈들이기가 아깝다는 이 남자가 내 아버지란 남자다. 그동안 들어간 모든 병원비에 1원 한 푼 아버지에게 말씀드린 적이 없다. 아버지란 남자가 어떤 사람인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나다. 집으로 모시면 누가 간병을 하냐고 되물었다. 며느리얘기를 한다. 정말 미친 사람 같다. 순간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와버렸다. 미쳤냐고, 어떻게 그 소리가 입에서 나오냐고, 나는 그 말 못 한다고 딱 잘라버렸다. 그러니 자기가 간병할 테니 데려오라 신다. 왼쪽은 마비되어 보조기 없으면 걸음도 못하시는 양반이. 정말 무슨 생각으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 대화 이후로 아버지를 대해는 생각이 많이 변했다. 와이프는 그래도 아버지 아니냐라고 나를 달래 보지만 누구에게 말하기도 정말 창피한 아버지다.

어느 날 집 근처 원래는 다니지 않는 골목으로 강아지 산책을 하는데 노인요양복지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별생각 없이 들어가 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등급을 받으면 나라에서 지원을 받으며 요양원을 갈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전화번호를 남기고 집으로 왔는데 센터장이란 분이 연락이 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같은 아파트 주민이고 예전에 아파트부녀회장출신으로 어머니를 잘 아시는 분이었다. 덕분에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고 센터장님이 운영하는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뜻밖에도 요양원에는 어머니가 아시는 얼굴들이 좀 있으셨나 보다. 요양병원에서는 간병인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하소연도 하시고 매번 집에 가자고 하시던 어머니가 요양원에서는 잘 적응하시고 식사도 잘하셨다. 레크리에이션 활동도 많아 더 적응을 잘하신 것 같다. 더 일찍 요양원으로 안 모신 걸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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