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심술이 점점 더 심해졌다. 반찬투정이 심해졌고 식사가 마음에 안 들면 아예 식사를 안 하셨다. 어릴 때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화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밥 안 먹는 게 유세냐? 네가 배고프지 내가 배고프냐?’ 그 버릇을 80이 넘으셔도 하고 계시다. 참 대단하신 아버지다. 변비는 달고 계셔서 일주일에 3번 내가 직접 관장을 해드린다. 변비약도 비타민 드시듯이 드시고 방바닥에 똥을 지리셔서 치운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변을 못 보셔서 관장을 하는 것보다 잔변 때문에 관장을 요구하셔서 안 좋다고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 말이 안 통한다. 점점 버티기 힘으로 질 때쯤 노인복지센터 센터장님이 마침 전화가 오셔서 이러저러한 일을 말씀드렸더니 방문요양보소사가 있다고 하루에 3시간씩 방문해서 아버지 케어를 해주신단다. 이 얼마나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냐, 바로 신청할 수는 없고 요양등급을 받아야 한다. 어머니는 하반신마비라 바로 2등급이 나왔지만 아버지가 문제였다. 서울대학병원에서 소견서작성을 꺼려하는 것이었다. 다음 달에도 좋아질 수도 있는데 어떻게 결론을 내리고 소견서를 써주는다. 이건 정말 미친 소리지. 심근경색 2번에 언어장애와 왼쪽 마비가 왔는데 소견서를 써주기 힘들다? 아버지 모시고 병원을 갈 때마다 그 발걸음이 절대 쉬운 게 아닌데 대학병원 의사라는 것들은 참 쉽나 보다. 결국 6개월이 지나서 소견서를 받을 수 있었고 4등급이 나와 방문요양보호사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아버지는 성격이 참 모나다. 그래서 주위에 사람도 없다. 안 그래도 심한데 언어장애 가오니 더욱 단답형으로 얘기를 하니 명령조로 얘기를 한다. 거기다 퉁명스럽게 얘기를 하고 무턱대고 화를 내니 대부분 보호사님들이 힘들어하셨다. 거기다 담배를 줄담배로 계속 태우시니 보호사님들이 담배냄새 때문에 더욱 싫어하셨다. 몇 명의 보호사님들이 그만두셨는지 모른다. 보호사님들은 3시간이지만 남은 가족들은 어쩔 것 같은가, 보살인 와이프는 그래도 시아버지편인게 참 다행이다. 이제 고2 올라간 딸도 어긋나지 않고 잘 버텨준 것도 참 감사하다.
요양원에서 전화만 오면 심장이 내려앉는다. 그런 걸 아시는지 요양원에 전화가 오면 먼저 ‘어머니는 잘 계시고요’라고 시작을 하신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어머니가 하혈을 심하게 하신다고 연락이 왔다. 사진까지 보내주셨는데 양이 상당히 많았다. 바로 사설구급대에 연락을 했고 강동경의대응급실로 들어갔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결과를 들고 의사가 왔다. 대뜸 ‘자궁암 수술을 하셨는데 하혈을 하신다고요?’ 그러네, 어머니 자궁을 들어내셨는데 하혈을 하시네? 갑자기 의아해서 나도 모르게 ‘그러시네요. 했더니’ 의사가 웃으시면서 혈변이라고 하신다. 자궁암 수술을 하신 후 방사선치료를 하셨기 때문에 장기들이 많이 약해졌고 나이도 있으셔서 혈변이 생긴 거라고, 검사 결과로 큰 문제는 없어 보이니 하루 지켜보고 퇴원하시라고. 결국 다음날 퇴원하셔서 요양원으로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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